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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푸는새 2016. 8. 31. 15:21

"이미지는 실재의 반영이지만 실재를 감추고 변질시키며, 실재의 부재를 감춘다. 이미지는 어떠한 실재와도 무관하며 그 자체의 순수한 시뮐라크르(모방)다." 보드리야르는 가상 이미지, 시뮐라크르가 실제의 현실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다는 점이 바로 현대사회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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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이 아무리 현실 못지않게 생생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다고 해도 가상은 어디까지나 가상이다. 가상이 의미를 지니는 것은 궁극적으로 현실과의 피드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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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가상 이미지의 영향을 받아 현실에서 범죄가 발생한다면, 그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가상 이미지를 제한하는 법적 조치 따위가 아니라 가상과 현실을 올바로 구분하도록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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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는 사용가치가 교환가치보다 중요하지만 경제학에서 중요한 것은 사용가치보다 교환가치다. 경제학에서 가치라는 개념은 곧 교환가치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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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진정한 가치는 노동으로 측정된다. 한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된 노동량이다. 물론 상품을 생산하는 데는 노동 이외에도 원료와 생산도구가 필요하지만 그것들도 궁극적으로는 그것들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량으로 환원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노동가치론이라고 부르는데, 마르크스가 초기 자본주의를 분석할 때 적용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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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가치의 생산이 분업을 통해 사회적으로 이뤄지는 데 비해 생산된 가치의 소유는 사적이라는 점이 자본주의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 점은 자본주의에서 경제적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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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가장 기본적인 원천은 감각이다. 돌이 단단하고 물이 부드럽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감각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감각이 체계적인 지식으로 발전하는 데는 커다란 장애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감각이 주관적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마다 다르고 때마다 다른 게 감각이다. 이런 감각에서 어떻게 올바른 지식이 나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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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론의 시조인 로크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외부 대상을 경험함으로써 얻는 관념뿐이라면서 "지식이란 관념들의 연결, 일치 또는 불일치, 대립에 관한 지각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버클리는 "존재하는 것은 지각되는 것"이라는 극단적 경험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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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인식주체가 대상을 인식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내장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인식 과정을 설명했지만, 후설은 주체가 지향성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식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인식주체는 고정된 실체와 같은 것이 아니라 빈 그릇처럼 항상 뭔가를 채우려 하는 성질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지향성이다. 주체는 대상을 늘 지향하며, 사물처럼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지향성으로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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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에서는 지배자의 존재가 전제된다. 개인마다 다른 이해관계의 차이를 조정하는 제3자가 곧 지배자다. 지배자는 한 명일 수도 있고(왕국), 지배층이라는 복수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공화국). 그에 비해 공동체는 구성원 전체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자체제라는 특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공동체에서는 지배자나 지배층이 없다. 흔히 공동체에 유토피아적 이미지가 붙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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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을 계량화할 수 있다는 터무니 없는 자신감은 18세기 영국의 철학자인 벤담이 선배다. 그가 주창한 공리주의는 모든 인간이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한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러니까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안중근 같은 사람은 애초부터 공리주의에서 배제된다. 누구나 쾌락의 극대화를 추구한다고 보는 얄팍한 공리주의가 다수결의 원칙으로 이어져 근대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 되었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의심케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자본주의경제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의 한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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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적 치료와 정신분석학적 치료는 크게 다르다. 공교롭게도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는 정작 의사로서는 심리학적 치료에 주로 의존했다. 그는 자유연상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 속에 있는 콤플렉스를 의식 선상에 드러냄으로써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신 질환을 심리적인 측면보다는 화학적인 측면의 결합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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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구조주의의 특징은 무의식을 강조하고(레비스트로스는 사회구조를 사회적 무의식이라고 말했다), 이성의 동일성(혹은 동질성)을 부인하며, 주체를 사유의 중심으로 보는 대신 오히려 구조 - 언어구조와 사회구조 - 산물이라고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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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국가는 나라 자체라기보단느 통치 기구를 뜻하는 개념이다. 한 나라는 지배체인 국가와 피지배체인 시민사회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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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국가의 역할이 개인들의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있다고 보았으며, 역사상 최초로 국가의 주권이 지배자가 아닌 피지배자, 즉 국민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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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이 말하는 인간의 인식 과정은 먼저 사물에 대한 추측으로 시작한다. 그 추측이 쌓이면 신념이 되고, 신념을 우리의 의식이 가공해 개념을 구성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귀납적 추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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흄은 귀납적 지식이 순전히 습관에 의한 관념의 연상에 불과하다는 극단적 회의론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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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세계종교이자 포교 종교인 그리스도교는 중세에 십자군 원정으로 이슬람 세계를 침략했고, 중세 사회가 해체될 무렵 아메리카 대륙에 진출하면서 그 세계의 생활양식을 유린했다. 비록 지금은 강제적인 포교 정책을 포기했으나, 그리스도교 문명권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이슬람권의 한복판에 이스라엘의 건국을 지원함으로써 오랜 분쟁의 씨앗을 뿌려놓았다. 게다가 아직 그리스도교는 다른 종교, 다른 세계관을 배척하는 자세를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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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근본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8년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공화국이 세워진 사건을 계기로 크게 일어났다. 이슬람 세력권인 중동의 심장부에 다른 종교(그것도 배타적인 유대교)의 국가가 탄생한 것도 충분한 논란거리였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이스라엘 때문에 팔레스타인의 주민들이 수천 년 동안 살아온 고향을 빼앗기고 졸지에 난민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전후의 어수선한 틈을 타서 연합국 측이 전쟁 지원의 보상으로 유대인들의 요구를 들어준 결과였다. 비록 유대인들은 3천 년 전 가나안 땅에 이스라엘 민족의 국가가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내세웠지만, 그 황당한 명분의 배후에는 힘의 논리가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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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상간이 금지되어 있다면 공동체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자손을 번식시키려면 남자와 여자가 결합해야 하는데, 공동체 내의 결혼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다른 공동체와의 교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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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은 심리학의 용어라기보다는 기억의 속성을 말해주는 개념인데, 대부분은 착각에 기인한다. 어떤 풍경을 보거나 사람을 만났을 때 우리의 두뇌는 풍경이나 얼굴 전체가 아니라특징적인 일부분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분명히 처음 겪는 경험이라 해도 경험의 부분적 특징이 같을 경우 두뇌 속에 저장된 과거의 경험과 같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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